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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입시미술을 다니게 되었는데 저 어떡하죠.. 고2 학생입니다. 우선 제 꿈은 시작가였어요. 유치하게 들리기도 하고, 요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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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로 입시미술을 다니게 되었는데 저 어떡하죠.. 고2 학생입니다. 우선 제 꿈은 시작가였어요. 유치하게 들리기도 하고, 요즘

고2 학생입니다. 우선 제 꿈은 시작가였어요. 유치하게 들리기도 하고, 요즘 같은 세상에 글로 어떻게 먹고사냐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중2때부터 준비해오던 꿈이었습니다. 제가 다른 건 진짜 다 못 하는데 그림이랑 글은 가르침 없이도 재능있게 잘 했거든요. 저희 집안이 해달라는 건 대부분 해주는 편인데도 유일하게 글은 계속 반대하셨습니다. 아빠는 미술 대학교 강사분들이랑 친분이 있는 분이시라 제가 미대를 가기를 원하셨고, 엄마는 글보다는 차라리 그림으로 먹고살기를 원하셨어요. 아빠가 회식자리에서 제 그림을 보여주는 일이 많은데, 그러다보니 어느새 주변 사람들도 제가 그림으로 진로를 잡았다고 확신하시더라고요. 공부도 진짜 못 하는데 솔직히 대학 갈 방법도 없고 꿈도 부모님이 반대하시니 입시미술을 다니게 되었습니다. 근데 한달에 70만원 이더라구요.. 여기서 좀 싸늘했습니다.결론부터 말하자면 학원을 다닌 이후로 그림을 못 그리게 되었습니다. 강사님께서 제 그림을 보시고는 다른 그림들이랑 확실히 다르다, 재능이 보인다고 칭찬해 주셨지만, 입시미술을 하면 저만의 그 개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걸 몰랐어요.카툰체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 제 그림은 선이 딱딱하고 눈을 크게 그리거든요. 저희 강사님은 한국에 전형적인 실사화 캐릭터 를 고집하시는 분인데, 저는 고2에 처음 미술을 배우는 거잖아요. 기본기도 다 가르침 받지 않았는데 갑자기 캐릭터 그리기로 넘어가다 보니 뭘 어디서부터 해야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과장되고 어떻게 보면 기괴한, 입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캐릭터를 원하시는데 저는 평생 예쁘고 반짝한 것만 그려와서 거리감이 들고..제 그림에 매력이라면 매력인 그 개성은 디지털 드로잉이나,정말 제 그림체 자체에서만 나올 수 있는거지, 저도 처음 배워보는 실사체 캐릭터 앞에서는 그냥 실력 없는 학생이 되더라고요. 정말 미술이 진로이고 그림그리는게 너무 좋은 사람이라면 어거지로라도 할테고, 고2반 학생들 대부분이 그런데도 저는 부모님의 원함으로 오게 된 거니 정말 하기싫고 학원에서 있는 8시간이 지옥같아요.. 강사님께서 저한테 천재 프레임을 씌워놓으신 바람에 가뜩이나 그림을 망치는게 더 무섭게 됐고요..어제 그림그리다 결국 울어버려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실장님께서 '안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 하고 후회하는게 낫지 않냐', '너 그림 포기하면 공부 해야하는데 할 자신 있냐', 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 들으니까 사실 무서웠습니다..미술은 입시만 어떻게 해도 대학은 가지 않냐, 그냥 버텨라하시는데 사실 실장님은 만화가 아니라 디자인 전공이시거든요. 한달에 70인 걸 2년동안 꾸역꾸역 하라는 말에, 가격은 알고 말하시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림에 흥미가 생길때 까지 제가 쓴 시에 맞는 그림을 그려보라는데, 그걸 하고싶겠냐고요.. 다들 입시 준비하는 곳에서저 혼자 제 시에 삽화 그리고 앉아있고, 그걸 또 나중에는학생들 앞에 보여줘야 하는데 제가 어떻게 해요ㅠㅠ..'요즘은 편의점도 대졸 뽑는 세상인데 너 대학 못 가면 어쩌려고', 이런 말만 한시간 듣다 왔습니다.강사님께서 제 그림체도 입시에 어울리지 않아 바꿔야 한다고 개인작도 금지하셨습니다. 정말 2년동안 원치도 않는 미대에 가기위해 돈을 몇천을 넣게 써야하나 싶어요.억지로 다니기에는 전혀 착한 가격이 아닙니다.. 그렇다보니 부모님을 위해서라고 다녀야 한다는 생각과, 그래도 진짜 몇천까지 깨지기 전에 그만두고 지금 성적으로 지방대라도 가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너무 힘들어요..그리고 결국 개인작을 할 시간도, 정신적 안정감도 없고펜만 잡으면 손이 떨리거나 그림에 대한 자신감도 낮아졌습니다. 이 글을 읽고 제가 너무 철 없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비싼 금액에, 미대에 가면 또 사비로 졸작을 준비해야 하는데 정말 그렇게 미대에 가서도 돈을 펑펑 써야 하는 이유가 뭘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그리고 오늘도 학원 가야하는데 정말 이것 때문에 하루하루가 우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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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을 위한 선택이 힘드신 것 같군요.

자신의 꿈을 다시 한 번 고민해보세요.